아날로그로 쟁취한 46%: 알파테스트 회고
무사히, 그리고 치열하게 끝난 알파 테스트
모아노벨의 1차 알파 테스트가 드디어 종료되었습니다.
테스터분들이 마지막 설문까지 보내주신 걸 확인한 순간, 가장 먼저 한 일은 감사의 기프티콘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데이터를 열어보는 것보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분들께 먼저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지난 몇 주간의 여정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성적표: 13명 중 6명, 46%의 완주율
처음 알파 테스트에 참여해 주신 분은 총 13명이었습니다.
테스트는 1차, 2차, 3차 설문으로 나뉘어 진행되었고, 단순히 한 번 써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꽤 긴 호흡의 여정이었습니다. 각 차수마다 에디터를 직접 사용해 보시고, 꼼꼼하게 피드백을 남겨주셔야 했으니까요.
그 길고 번거로운 과정을 끝까지 완주해 주신 분은 총 6분. 완료율로 따지면 약 46% 입니다.

초기 프로덕트의 알파 테스트, 그것도 3차에 걸친 설문을 끝까지 완료해 주셨다는 건 정말 감사하고 의미 있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이 46%라는 수치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린 결과물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비결은 자동화가 아닌 '수동 채찍질'
솔직하게 고백하겠습니다.
설문 링크를 보내고 조용히 기다렸다면, 이 46%라는 숫자는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모두가 바쁜 일상 속에서 '알파 테스트 설문'의 우선순위가 높을 리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매 차수 설문의 마감이 다가올 때마다, 같은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마감 전날: 메일과 DM을 보냈습니다. 마감 당일: 또 메일과 DM을 보냈습니다.
"혹시 설문 확인하셨나요?" "오늘이 마감일이에요!" "바쁘시겠지만 짧게라도 의견 남겨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자동화 시스템이 아닙니다. 한 분 한 분, 직접 손가락으로 보낸 메시지들입니다.
그리고 매번 같은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마감일에 항상 가장 많은 답변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은 잊는 게 아니라, 바쁜 겁니다. 그리고 그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의 테스트를 '지금 해야 할 일'로 끌어올리는 건, 화려한 마케팅 자동화 툴이 아니라 메이커의 간절하고 끈질긴 리마인드였습니다.
지난번 스팸함 사건이 가르쳐 준 것
사실 이 '수동 운영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은 건, 알파 테스트 초반에 겪었던 이메일 스팸함 사건 덕분이었습니다.
자동 발송한 안내 메일이 테스터분들의 스팸함으로 직행해 버리면서, 참여율이 바닥을 기었던 아찔한 경험. 그때 저희는 깨달았습니다. '발송 완료'는 '전달 완료'가 아니라는 것.
그 교훈이 있었기에, 이후의 모든 설문 발송에서 저희는 시스템만 믿지 않았습니다.
메일을 보내기 전, 반드시 제가 가지고 있는 Gmail 계정과 Naver 계정에 먼저 테스트 발송을 했습니다. 수신함에 정상적으로 도착하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에야 테스터분들께 본 발송을 진행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자동 메일이 전송된 후에도 반드시 별도의 채널(DM)로 직접 도달 여부를 확인하고 리마인드를 보내는 '이중 안전장치'를 가동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집요한 접근이 46%의 완주율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유저의 바쁜 일상을 뚫고 들어가는 법
이번 알파 테스트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이겁니다.

유저들은 우리 서비스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본업(현생)이 더 바쁜 것이다.
이건 우리 제품의 매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당연한 겁니다. 누구에게나 자기 삶의 우선순위가 있고, 초기 프로덕트의 알파 테스트가 그 위에 올라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초기 메이커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자동화 퍼널'이 아니라, 유저의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의 존재를 상기시키는 집요한 접점 관리였습니다.
폴 그레이엄의 말처럼, "확장 불가능한 일을 기꺼이 하라(Do things that don't scale)." 13명이니까 가능했던 이 수작업은, 우리에게 초기 프로덕트 운영의 가장 중요한 원칙을 몸소 체험하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알파 테스트는 끝났지만,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6분의 테스터분들이 3차에 걸쳐 남겨주신 소중한 피드백 데이터가 쌓여 있습니다. 아직 그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어떤 칭찬이, 어떤 쓴소리가, 어떤 기대가 담겨 있을지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데이터는 '가만히 기다려서 얻은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마감 전날 보낸 메일, 마감 당일 보낸 DM, 그 하나하나의 끈질긴 노력 끝에 모인 진심 어린 목소리들입니다.
그 무게를 아는 만큼, 허투루 다루지 않겠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모아노벨의 첫 여정에 함께해 주신 13분의 테스터분들, 그리고 끝까지 완주해 주신 6분의 테스터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아노벨의 다음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